정상적인 임신을 위해서는 사정된 정액 내의 정자가 충분한 수와 운동성을 갖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난임 검사는 아내와 남편이 같이 받는 것이 중요하며, 오히려 남편이 먼저 검사를 받는 것이 훨씬 손쉽고 빠르게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최근에는 환경오염의 증가, 심한 과로와 스트레스, 지나친 흡연이나 음주 등에 의하여 남성 난임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또한 내분비계 이상, 잠복고환, 고환염 등이 정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정자 생성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정자의 모양이 정상과는 다른 경우이며 기형아 출산과는 의학적으로 아무런 연관성이 없습니다. 정자의 형태가 비정상인 경우는 난임과 연관성이 있습니다. 정자 꼬리의 기능은 바로 운동성입니다. 따라서 꼬리의 형태가 비정상일 경우, 정자가 난자까지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운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난자 주변까지 도달한 정자가 난자 주변의 세포층과 난자의 세포막을 뚫고 난자 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정자 머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 분해효소 등이 제 기능을 해주어야 하는데, 정자 머리의 형태적 이상은 바로 이러한 기능에 문제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연 임신을 하는 데 있어, 형태적으로 비정상인 정자는 난자를 수정시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액검사에는 이러한 정자의 형태적 이상을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수치로 나타내는 “정자 형태 검사”
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2010년 세계보건기구에서 제시한 최신 가이드 라인에 따라, 정상 형태의 정자가 4% 미만인 경우를 “기형 정자증”으로 진단하게 됩니다. 하지만 기형 정자증 자체만으로는 남성 난임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만약 정액검사의 다른 항목들에서 모두 정상 소견을 보였다면, 사실 기형 정자증이 있더라도 임신을 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기형 정자증이라는 단일 원인만으로는 임신율에 유의미한 차이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이 최신의 의학적 소견입니다.
무정자증이란 사정을 하여도 정액이 체외로 전혀 배출되지 않는 것을 말하며, 정액 자체가 배출되지 않는 무정액증과는 구별됩니다. 무정자증이란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의미 때문에 지나친 공포심을 갖거나, 잘못된 선입견으로 치료에 소극적이면 안 됩니다. 물론 무정자증의 원인에 따라서 아기를 가질 수 있는지의 여부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다양한 치료방법을 통해 임신 시도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가장 먼저 할 일은 무정자증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입니다.
무정자증은 고환에서 정자가 만들어지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로 다시 나뉘게 되는데, 고환에서 정자가 만들어지지 않는 경우를 비 폐쇄성 무정자증, 정자의 생산에는 문제가 없으나 정관이 막히거나 없어서 만들어진 정자가 정액을 통해 배출되지 못하는 폐쇄성 무정자증으로 분류합니다.
이 두 가지 경우를 구별하는 것은 향후 치료 방법과 임신 가능성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